👁️🧠 뇌 대신 눈 들여다봤더니…AI가 미래의 치매 위험까지 읽었다



치매 위험을 알아보기 위해 뇌 MRI부터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건강검진에서 흔히 촬영하는 망막 안저 사진 한 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현재 치매 여부뿐 아니라 향후 발병 위험까지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검사 시간이 짧고 몸에 부담이 거의 없는 눈 사진이 장차 치매 고위험군을 찾아내는 선별검사로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눈을 보면 왜 뇌 건강이 보일까?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얇은 신경조직이다. 발생 과정과 구조 면에서 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밖으로 드러난 뇌’ 또는 ‘뇌를 들여다보는 창’으로 불린다.
망막에는 미세한 혈관과 시신경이 밀집해 있다. 뇌에서 신경세포 손상이나 혈관 변화가 진행되면 망막 혈관의 굵기와 형태, 시신경 주변 구조에도 미세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망막에서는 혈관과 시신경 주변 구조 변화가 관찰된다는 연구가 꾸준히 보고돼 왔다. npj Digital Medicine 연구
🔬 안저 사진 10만8008장 학습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와 서울의대 의료빅데이터연구센터, 자이메드 공동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을 받은 3만6322명의 안저 사진 10만8008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안저 촬영 전후 2년 이내에 치매 진단을 받은 1001명을 치매군으로 분류해 총 15가지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백만 장의 안저 사진으로 미리 학습한 ‘RETFound-MAE’ 기반 모델이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 내용 자세히 보기
📊 기존 위험평가 도구보다 높은 성능
AI 모델의 현재 치매 선별 성능을 보여주는 AUROC는 0.750, 향후 치매 발생 예측 성능인 C-index는 0.812로 나타났다.
이는 나이, 혈압, 체질량지수, 콜레스테롤, 신체활동 등을 이용하는 기존 치매 위험평가 도구 CAIDE의 AUROC 0.624와 C-index 0.689보다 높은 수치다.
AUROC가 1에 가까울수록 환자와 비환자를 잘 구별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0.750은 의미 있는 선별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눈 사진만으로 치매를 확진할 만큼 완벽한 정확도는 아니다.
🎯 AI가 가장 주목한 곳은 ‘시신경유두’
연구진은 AI가 사진의 어느 부분을 보고 판단했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치매 선별과 미래 발병 위험 예측 모두에서 시신경유두와 그 주변 영역을 가장 중요하게 살펴본 것으로 나타났다.
시신경유두는 망막 신경섬유가 모여 뇌로 이어지는 시신경이 시작되는 곳이다. 치매와 관련된 신경 퇴행이나 미세혈관 변화가 이 주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AI가 단순히 사진 속 우연한 특징을 외운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망막 부위를 살폈다는 점에서 향후 임상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 안과 검사만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아니다. 이번 기술은 치매를 확진하는 검사가 아니라 위험이 높은 사람을 먼저 찾아내는 선별 도구에 가깝다.
치매 진단에는 다음 검사가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 환자와 가족을 통한 증상 확인
- 기억력·언어능력 등 인지기능검사
- 혈액검사
- 뇌 MRI 또는 CT
- 필요할 경우 아밀로이드 PET 등의 정밀검사
또한 이번 연구는 한 의료기관의 건강검진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지역과 인종, 기저질환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성능을 보이는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 앞으로 건강검진에서 활용될까?
안저 촬영은 검사 시간이 짧고 방사선 노출이 없으며, 이미 많은 건강검진기관과 안과에서 사용하고 있다. 별도의 고가 장비를 새로 도입하지 않고 기존 사진을 AI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충분한 검증을 거쳐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된다면 안과검사나 건강검진을 받다가 치매 위험 신호가 포착된 사람에게 인지기능검사와 정밀검사를 권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AI가 ‘치매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반드시 치매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낮은 위험으로 나왔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 이런 변화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야
다음과 같은 변화가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최근 일을 자주 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 익숙한 길에서 방향을 잃는다.
- 돈 계산이나 약 복용 관리가 어려워진다.
-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다.
- 성격이나 감정 상태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 날짜와 시간에 대한 판단이 흐려진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뇌 건강의 창’이라는 표현도 어울릴 듯하다. 안저 사진과 AI가 치매를 확진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 위험 신호를 찾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억력 저하나 행동 변화가 지속되면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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