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마신 ‘물’이 문제? 자궁암 위험 높인 화학물질의 정체



식수에 포함될 수 있는 일부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자궁암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제로 지목된 물질은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가 아니라, 물을 염소로 소독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소독부산물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미국 여성들을 관찰한 결과다. 한국의 수돗물도 위험하다고 단정하거나 염소 소독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의 물질은 ‘트리할로메탄·할로아세트산’
수돗물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염소나 클로라민으로 소독한다. 이때 소독제가 원수에 들어 있는 식물 찌꺼기 등 유기물과 반응하면 부산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소독부산물은 다음과 같다.
- 트리할로메탄(THMs): 클로로포름·브로모폼 등
- 할로아세트산(HAAs): 모노클로로아세트산·디클로로아세트산 등
높은 농도의 소독부산물에 장기간 노출되면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각국은 수질 기준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설명
여성 5만3100명 추적했더니
미국 국립암연구소 등의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교사 연구’에 참여한 여성 5만3100명을 대상으로 식수 속 오염물질과 자궁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거주지역의 공공 상수도 자료를 이용해 약 15년간의 평균 오염물질 농도를 추정하고 2020년까지 암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총트리할로메탄 노출이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보다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 전체 자궁암 위험 약 18% 증가
- 자궁내막형 종양 위험 약 23% 증가
- 할로아세트산 농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비교적 드문 비자궁내막형 종양 위험 상승 관찰
반면 질산염·비소·우라늄 노출과 자궁암 사이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는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연구 원문
‘위험 증가’가 곧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특정 물질을 사람에게 투여한 실험이 아니라 생활환경을 장기간 관찰한 코호트 연구다. 따라서 소독부산물이 자궁암을 직접 일으킨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다음과 같은 한계도 있다.
- 거주지 수질을 기준으로 노출량을 추정함
- 참가자가 실제로 마신 물의 양은 조사하지 못함
- 생수·정수기 사용 여부를 완벽하게 반영하기 어려움
- 미국 캘리포니아 여성 교사가 주 대상이어서 다른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움
- 일부 종양 유형은 환자 수가 적어 추정 범위가 넓음
연구진 역시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돗물을 당장 끊으라는 연구 결과가 아니다.
염소 소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염소 소독은 장티푸스·콜레라·A형간염 등 물을 통해 퍼질 수 있는 감염병을 예방하는 핵심 과정이다. 소독하지 않은 물은 미생물 오염으로 더 빠르고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핵심은 염소 소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정수장에서 원수의 유기물을 줄이고, 소독부산물 농도를 기준 이하로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노출이 걱정된다면 이렇게
1. 지역 수질검사 결과 확인하기
거주지역 수도사업소가 공개하는 수질검사 결과에서 ‘총트리할로메탄’과 ‘할로아세트산’을 확인한다. 기준 이내라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2. 오래 고인 물은 흘려보내기
아침 첫물이나 장시간 사용하지 않은 수도는 잠시 흘려보낸 뒤 음용·조리에 사용한다. 이는 소독부산물보다는 오래된 배관의 금속 노출을 줄이는 데 더 의미가 있다.
3. 조리에는 찬물 사용하기
온수 배관의 물보다 찬물을 받아 끓여 마시거나 조리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4. 필요하다면 성능이 확인된 필터 사용하기
일부 활성탄 정수 필터는 트리할로메탄과 특정 유기물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정수기가 같은 물질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므로 ‘THM 또는 소독부산물 저감’ 성능 인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필터 교체 시기를 넘기면 성능이 떨어지고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사용설명서의 교체 주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5. 무조건 끓인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트리할로메탄 일부는 휘발될 수 있지만 할로아세트산 등 모든 소독부산물이 끓이기로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화학물질 오염 경보가 발령된 물은 끓여도 안전해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관계기관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자궁내막암이 보내는 경고 신호
자궁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궁내막암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 폐경 후 출혈
- 생리와 무관한 질 출혈
-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짐
- 성관계 후 출혈
- 물 같은 분비물이나 피 섞인 분비물
- 지속적인 골반 통증·압박감
특히 폐경 후에는 한 번이라도 출혈이 발생하면 양이 적더라도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았더라도 자궁내막암이 모두 확인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상 출혈을 별도로 살펴야 한다.
이번 연구의 메시지는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가 아닙니다.
장기간 노출될 수 있는 소독부산물을 더 정밀하게 관리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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