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 빨개지고 취기 오래 남는 당신…‘술잔’을 내려놓아야 하는 이유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취기가 오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흔히 “술을 자주 마시면 주량이 늘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몸이 보내는 분명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특히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알코올의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는 체질일 가능성이 큽니다.
술은 몸속에서 어떻게 분해될까?
몸에 들어온 술은 두 단계를 거쳐 분해됩니다.
- 알코올이 ADH1B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뀝니다.
-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2 효소에 의해 비교적 무해한 물질로 분해됩니다.
그런데 ALDH2 효소의 기능이 약한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속에 쌓입니다. 이로 인해 얼굴과 목이 붉어지고 두통·메스꺼움·두근거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취기가 유난히 오래가는 것은 ADH1B 효소의 작용이 느려 알코올이 체내에 오랫동안 남는 것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유전적 특성이 겹치면 암 위험 증가
일본 국립병원기구 구리하마의료센터 연구팀은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은 일본인 남성 5,214명을 대상으로 술 관련 암과 ADH1B·ALDH2 유전자형의 관련성을 조사했습니다.
분석 결과, 느린 대사형 ADH1B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경부암 위험이 1.99배, 식도암 위험은 3.05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얼굴 홍조와 관련된 비활성형 ALDH2를 가진 사람은 활성형보다 두경부암 위험이 8.63배, 식도암 위험은 11.35배 높았습니다.
두 위험 유전자형을 모두 가진 사람은 비교 대상보다 두경부암 위험이 17배, 식도암 위험이 35배까지 높게 관찰됐습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Cancer Medicine’에 게재됐습니다. 연구 내용 확인
다만 이 수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절대적인 암 발생률이 아닙니다.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은 남성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이므로 모든 음주자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얼굴이 안 빨개지면 술에 강한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부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능력이 떨어져도 얼굴 홍조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천천히 전환되는 체질에서는 얼굴이 빨개지는 경고 반응이 약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얼굴이 안 빨개진다고 해서 암과 간질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얼굴 홍조를 약으로 감추면 안 되는 이유
술을 마시기 전에 위장약·항히스타민제 등을 먹어 얼굴이 덜 붉어지게 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으로 붉은색을 가려도 몸속 아세트알데히드가 빨리 제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몸의 경고를 알아채지 못해 술을 더 마실 수 있으므로 위험합니다. 숙취해소 음료 역시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의 독성을 없애주는 해독제가 아닙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술을 멈추세요
- 얼굴과 몸이 심하게 붉어짐
-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가슴이 답답함
- 숨이 차고 어지러움
- 심한 두통과 구토
- 정신이 흐려지거나 깨우기 어려움
- 술을 적게 마셨는데도 취기가 오랫동안 지속됨
깨워도 반응하지 않거나 호흡이 느리고 불규칙하다면 급성 알코올중독 가능성이 있으므로 옆으로 눕히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억지로 물이나 커피를 먹여서는 안 됩니다.
가장 안전한 선택은 ‘금주’
얼굴이 빨개지는 체질을 술로 훈련해 바꿀 수는 없습니다. 계속 마셔서 홍조가 덜해졌다면 분해 능력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몸이 증상에 익숙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고 취기가 오래 남는다면 적당히 마시는 방법을 찾기보다 술을 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특히 흡연까지 하면 식도암과 두경부암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으므로 금주와 금연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이 보내는 빨간 신호를 술기운으로 넘기지 마세요. 얼굴이 빨개진다는 것은 술이 잘 받는다는 표시가 아니라, 몸이 더 이상 마시지 말라고 켠 ‘경고등’일 수 있습니다.
※ 이번 연구는 특정 알코올의존증 환자 집단에서 확인된 연관성으로, 개인의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거나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결과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