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몽돌이 구르는 소릴 들으며… 양양을 가다한동안 잊고 지냈던 소리가 있다.바로 몽돌이 파도에 부딪혀 굴러가는 소리.처음엔 바람 소리인가 싶다가, 귀를 기울이면 또렷이 들린다.툭, 톡, 투르르르…자연이 만들어낸 작은 악기들의 연주처럼 고요한 감정을 두드린다.서울을 벗어나 동해안을 향할 때면, 마음이 먼저 달린다.복잡한 도시의 온도는 식지 않았지만, 양양이 가까워질수록마음의 표면은 점점 더 차분해진다.양양의 바다는 거칠지 않다.잔잔하고, 때로는 수줍은 듯 발끝을 간질인다.바다와 가까운 어느 몽돌 해변에 앉아,나는 오늘 처음으로 핸드폰을 껐다.그리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앉아 있었다.파도는 말을 걸지 않는다.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위로를 준다.굳이 누가 다정한 말을 건네지 않아도,그저 물소리와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