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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설악, 선계에 들어선 인간이 느끼는 경외감

붉게 물든 단풍이 산자락을 덮고, 흰 구름이 능선을 스치며 흘러간다. 가을의 설악산은 그야말로 ‘신선이 노닐던 세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흘림골의 단풍빛은 붉은 숯불처럼 타오르고, 비룡폭포의 물안개는 은빛 장막처럼 신비를 더한다.
설악의 가을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이곳은 인간의 감각이 겸허해지는 공간이다. 천불동 계곡을 걷다 보면 수백만 년 세월이 깎아 만든 암벽이 신의 조각처럼 서 있고, 그 아래로 낙엽이 비처럼 흩날린다. 발 아래에서는 낙엽이 ‘사각사각’ 속삭이며 세월의 무게를 전한다.
봉정암을 향한 길목에서는 수행승의 염불소리가 들려오는 듯하고, 울산바위 정상에 서면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작고 유한한지를 절감하게 된다. 그 순간, 설악은 더 이상 산이 아니라 ‘예술’이 된다. 자연의 붓끝이 빚어낸 거대한 수묵화, 그 앞에 선 인간은 다만 침묵할 뿐이다.
가을의 설악을 찾는 이는 많다. 하지만 그중 몇이나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것’을 경험할까. 경외감은 감탄보다 깊다. 그것은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이며,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찰나다.
산 아래로 내려오며 문득 뒤돌아보면, 저 멀리 울산바위가 여전히 하늘을 향해 서 있다. 그 자태는 마치 “언제든 다시 오라”고 말하는 듯하다. 가을의 설악은 그렇게, 인간의 마음에 영원히 남는 신의 예술이다.
📸 여행 팁
- 절정 시기: 10월 말~11월 초
- 추천 코스: 비룡폭포–천불동–봉정암
- 포인트: 오전 햇살에 비친 단풍빛은 사진 명소로 최고
- 주의사항: 기온차 크므로 방풍재킷 필수
🍂 설악의 가을, 그 경외감 속에서 인간은 잠시 ‘자연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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