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먹다 ‘이것’ 자주 마시면 살찐다”…다이어터 뒤통수 때린 반전 연구
💧 “밥 먹다 ‘이것’ 자주 마시면 살찐다”…다이어터 뒤통수 때린 반전 연구



다이어트할 때 물을 많이 마시면 배가 불러 식사량이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흔하다. 그런데 식사 도중 물을 자주 마신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은 음식을 먹었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목 속 ‘이것’은 바로 물이다. 하지만 “밥 먹을 때 물을 마시면 살이 찐다”는 결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물이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 식사 중 물을 마시는 행동과 음식 섭취량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다.
물 100g 더 마실 때 음식은 39g 증가
미국 코넬대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공동 연구진은 기존 실험 두 건에 참여했던 성인 86명의 식사 모습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소고기 칠리 또는 치킨 티카 마살라와 물을 제공받고 원하는 만큼 먹었다. 연구진은 촬영된 영상을 통해 음식과 물의 섭취량, 물을 마신 횟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사 중 물을 100g 더 마실 때마다 평균적으로 다음과 같은 차이가 관찰됐다.
- 음식 섭취량 약 39g 증가
- 섭취 열량 약 49㎉ 증가
- 음식과 물을 번갈아 먹는 횟수가 한 번 늘 때마다 음식 약 4.4g 증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애피타이트(Appetite)》에 발표됐다. 코넬대학교 연구 소개
물이 음식의 매력을 되살렸을 가능성
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처음보다 맛의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놓게 된다. 이를 ‘감각특이적 포만감’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음식을 먹는 사이 물을 마시면 입안이 씻기고 음식의 맛과 식감이 다시 선명하게 느껴져, 이러한 포만감이 늦게 나타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이 입안을 촉촉하게 해 음식물을 쉽게 삼키게 하고 식사 속도나 지속 시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설이다.
그렇다면 식사 중 물을 끊어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다. 물에는 열량이 없기 때문에 물 자체가 지방으로 쌓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번 결과도 식사 중 물이 과식을 직접 유발했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했다.
연구진 역시 이번 분석이 연관성을 확인한 2차 분석이므로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 참가자가 86명으로 비교적 적다.
- 실험실에서 진행돼 평소 식사환경과 다를 수 있다.
- 소고기 칠리와 치킨 티카 마살라만 사용했다.
- 물을 많이 마셔서 더 먹었는지, 많이 먹었기 때문에 물을 더 마셨는지 명확하지 않다.
- 맵거나 짠 음식이 갈증과 물 섭취량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연구 하나만으로 “식사 중 물은 다이어트의 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물과 함께 삼키는 습관은 점검해야
식사 중 갈증이 나서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은 괜찮다. 다만 음식물을 충분히 씹지 않고 물로 넘기는 습관은 식사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평소 물을 마시면서 빠르게 먹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바꿔보자.
- 한입 먹은 뒤 수저를 잠시 내려놓는다.
- 음식은 충분히 씹은 후 삼킨다.
- 목이 마를 때만 물을 조금씩 마신다.
- 국이나 찌개 국물로 밥을 계속 넘기지 않는다.
- 식사시간을 최소 15~20분 정도 확보한다.
- TV와 스마트폰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먹지 않는다.
핵심은 물을 참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천천히 하면서 실제 배부름을 확인하는 것이다.
탄산음료·주스는 이야기가 다르다
연구에서 제공된 음료는 열량이 없는 일반 물이었다. 식사 중 마시는 음료가 탄산음료·과일주스·달콤한 커피·술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러한 음료에는 당류나 알코올이 포함돼 있어 음식과 별도로 열량을 더한다. 식사량이 줄지 않는 상태에서 음료 열량까지 추가되면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 탄산음료 대신 물이나 무가당 탄산수
- 과일주스 대신 생과일
- 달콤한 라테 대신 무가당 커피
- 술 대신 물이나 무가당 차
음료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하루 섭취 열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물은 언제 마시는 것이 좋을까?
갈증이 생겼을 때만 몰아서 마시기보다 하루 동안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다. 더운 날씨나 운동 후에는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식사 전 물을 마시는 방법이 일부 사람의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효과는 개인과 연구 조건에 따라 다르다. 물을 체중감량 약처럼 생각하기보다 칼로리 음료를 대체하고 탈수를 예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심부전이나 신장질환 등으로 수분 섭취량을 제한하도록 안내받은 사람은 일반적인 물 섭취법을 따르기보다 의료진의 지침을 우선해야 한다.
마무리
이번 연구는 식사 중 물을 마시면 무조건 살이 찐다는 의미가 아니다. 많이 먹는 사람이 물도 많이 마셨을 가능성이 있으며, 물과 음식을 자주 번갈아 섭취하는 행동이 식사의 즐거움과 지속 시간을 늘렸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밥을 먹을 때 물을 억지로 참기보다, 음식을 물로 넘기지 말고 천천히 충분히 씹자. 다이어트의 진짜 적은 물 한 잔이 아니라 빨리 먹고 배부름을 놓치는 습관일 수 있다.
※ 당뇨병·신장질환·심부전 등으로 식사나 수분 섭취를 관리하는 사람은 담당 의료진의 지침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