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탕 제로’ 믿은 내 탓?”…심장마비 경고 나온 ‘자일리톨’



⚠️ “‘설탕 제로’ 믿은 내 탓?”…심장마비 경고 나온 ‘자일리톨’
충치 예방 껌과 무설탕 사탕에 널리 사용되는 감미료 ‘자일리톨’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일리톨은 혈당을 적게 올리고 설탕보다 열량이 낮아 건강한 단맛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두고 “제로 제품은 모두 위험하다”거나 “자일리톨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가 확인한 것은 인과관계가 아니라 ‘연관성’이기 때문입니다.
자일리톨은 어떤 감미료일까?
자일리톨은 당알코올에 속하는 감미료입니다. 딸기·자두·버섯·채소 등에 극소량 들어 있으며 우리 몸에서도 포도당 대사 과정에서 생성됩니다.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지만 열량이 낮고, 입속 충치균이 쉽게 이용하지 못해 무설탕 껌과 치약·구강관리 제품 등에 사용됩니다.
흔히 발견되는 제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무설탕 껌과 사탕
- 제로 음료와 아이스크림
- 저당 잼과 요거트
- 단백질바와 다이어트 간식
- 저탄수화물·키토 식품
- 치약과 구강청결제
제품에 ‘제로 슈거’라고 표시돼도 반드시 자일리톨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에리스리톨·알룰로스·수크랄로스·스테비아 등 다른 감미료가 사용될 수도 있으므로 원재료명을 확인해야 합니다.
혈중 자일리톨 높은 사람, 심혈관질환 위험 57%↑
2026년 유럽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캐나다와 영국의 장기 추적 자료에 포함된 총 1만7,710명을 분석했습니다.
캐나다 연구 참가자를 6년간 추적했더니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25% 집단은 가장 낮은 25% 집단보다 사망·심근경색·뇌졸중을 합친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57% 높았습니다.
영국 참가자들을 장기간 추적한 분석에서도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집단의 위험이 가장 낮은 집단보다 18%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나이·성별·흡연·혈압·당뇨병·혈중 지질 등을 보정한 뒤에도 이러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심장학회 연구 발표
혈전이 잘 생기게 할 가능성
자일리톨과 심혈관질환을 연결할 수 있는 기전으로는 혈소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혈소판은 상처가 났을 때 피를 멎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혈관 속에 혈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전이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같은 연구진이 2024년 발표한 연구에서는 자일리톨이 혈소판 반응성과 혈전 형성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유럽심장저널 연구
다만 실험 결과가 실제 일상 섭취로 인한 심근경색 발생을 곧바로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일리톨을 먹어서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에는 반드시 알아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참가자들에게 자일리톨을 먹게 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기존 자료를 분석한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높은 것과 심혈관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보여주지만 원인과 결과까지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둘째, 자일리톨 섭취량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혈액 속 자일리톨을 측정했습니다. 우리 몸도 자일리톨을 만들기 때문에 높은 혈중 수치가 식품 섭취 때문인지, 대사 상태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이번 결과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입니다. 전체 연구 내용이 동료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정식 논문으로 출판되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자일리톨이 심장마비 위험을 57% 높인다’고 단정하기보다 혈중 수치가 가장 높은 집단에서 위험이 57% 높게 관찰됐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다면 자일리톨 껌도 끊어야 할까?
가끔 자일리톨 껌 한두 개를 씹었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연구만으로 안전한 섭취량이나 위험한 섭취량을 정할 수도 없습니다.
자일리톨 껌을 버리고 설탕이 든 껌이나 사탕으로 돌아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설탕의 과다 섭취는 비만·당뇨병·지방간·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명확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사람은 원재료명을 확인하고 여러 자일리톨 제품을 매일 반복적으로 섭취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
-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이 있는 사람
- 혈전질환으로 치료받는 사람
- 제로 음료·껌·사탕·간식을 하루에도 여러 번 먹는 사람
- 자일리톨 분말을 설탕처럼 많은 양 사용하는 사람
심혈관질환이나 혈전질환으로 치료 중이라면 담당 의사에게 평소 감미료 섭취 습관을 알리고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약 속 자일리톨까지 걱정해야 할까?
치약은 먹는 식품이 아니며 양치한 뒤 뱉어내므로, 이번 결과만으로 자일리톨 치약 사용을 중단할 근거는 없습니다. 치약을 삼키지 않고 평소처럼 사용하면 됩니다.
자일리톨 껌 역시 가끔 씹는 정도와 자일리톨 분말·제로 간식을 매일 다량 섭취하는 것은 노출량이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제로’라는 문구만 믿고 제한 없이 먹지 않는 것입니다.
자일리톨은 반려견에게 매우 위험
사람의 심혈관 위험과는 별개로 자일리톨은 개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반려견이 섭취하면 인슐린이 급격하게 분비돼 심각한 저혈당이나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일리톨 껌·사탕·분말은 반려견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조금이라도 먹었다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시 동물병원에 연락해야 합니다.
제로 제품, 이렇게 선택하세요
- ‘설탕 0g’만 보지 말고 원재료명을 확인합니다.
- 자일리톨이 들어간 여러 제품을 동시에 먹지 않습니다.
- 제로 음료를 물 대신 마시는 습관을 피합니다.
- 단맛 자체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씩 줄입니다.
- 목이 마를 때는 물이나 무가당 차를 우선합니다.
- 과일은 주스보다 생과일로 적당량 먹습니다.
- 제로 간식도 열량·지방·나트륨을 함께 확인합니다.
핵심은 ‘설탕 대 감미료’가 아닙니다
설탕 대신 자일리톨을 선택한다고 식단 전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번 연구 하나만 보고 모든 대체감미료를 독극물처럼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설탕을 다른 강한 단맛으로 완전히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단맛을 찾는 횟수와 양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자일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직접 일으킨다고 확정한 결과가 아닙니다. 다만 ‘제로니까 얼마든지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에는 분명히 경고등을 켰습니다.
제로는 설탕이 없다는 뜻이지 건강을 무조건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건강식품도 과하면 ‘제로의 배신’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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